
6·25전쟁 발발 75주년을 맞아, 한국을 위해 싸웠던 UN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참전용사들의 후손들이 직접 기록한 이야기를 통해 한국전쟁의 의미를 되새기고, 그 정신을 미래 세대와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고자 『The Story of UN Korean War Veterans』(한국전쟁 UN 참전용사들의 이야기)가 출간됐다. 6·25전쟁을 통해 맺어진 한국과 UN 참전국 간 대를 잇는 끈끈한 우정이 다시금 강조된 감동의 순간이었다.
21일 서울 서초구 대한민국 재향군인회에서 열린 『The Story of UN Korean War Veterans』(한국전쟁 UN 참전용사들의 이야기)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대한민국 재향군인회와 KAFSP(한미자유안보정책센터)이 공동 주관했다.
이번 책은 우리 미래 세대가 잊어가는 UN 참전용사들의 고귀한 용기와 헌신을 생생히 기억하게 하고, UN 참전국 후손들과 함께 세계 평화와 안전을 지켜야 할 당위성을 공감하기 위해 발간됐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화는 결코 우연히 주어진 것이 아니라,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의 기습남침으로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위해, 오직 ‘자유’를 향한 숭고한 가치 아래 함께 싸운 UN 참전용사들의 헌신 덕분임을 되새기는 취지였다.
『The Story of UN Korean War Veterans』는 16개 UN 참전국의 참전용사 후손 22명이 직접 원고를 제출해 완성됐다. 국내 대학에서 공부 중인 유학생 손주 10명과 해외에 거주하는 참전용사 후손 12명이 참여했으며, ‘소제목-자기소개-할아버지 이야기-미래세대에게 보내는 메시지’의 구성으로, 참전용사의 삶과 전쟁 당시의 생생한 경험,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는 후손들의 시각을 담았다.
책자 발간은 2023년부터 UN 참전국 후손들과 KAFSP가 함께 추진해 온 지속적인 교류 활동의 결과물이다. 2023년 11월, KAFSP는 UN 참전국 유학생들을 육군사관학교에 초청해 한국의 보훈 문화를 체험하는 자리를 마련했고, 이후 이어진 후속 모임에서 ‘우리 할아버지 이야기’를 책으로 남기자는 제안이 제기됐다.

지난해 2월에는 UN 참전용사 후손 모임인 Y-KAFSP가 출범했으며, 같은 해 5월에는 동해안 지역 탐방을 통해 한국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2024년 10월 열린 제2회 육사 초청 행사에서는 콜롬비아 참전용사의 손녀 스테파니(숙명여대 학생)가 “할아버지 Santiago Gaona께서는 1951년 16세의 나이로 한국전에 참전해 다수의 작전에 참여하셨으며, 1952년 적의 수류탄 공격으로 부상 후 귀국하셨다”고 발표해 큰 울림을 주었다. 이때 책자 발간의 필요성에 모두가 공감했고, 본격적인 집필이 추진됐다.
이에 올해 2월, KAFSP는 6월 25일 한국전쟁 발발일을 목표로 책자 발간을 공식 결정했다. 다만, 유럽 참전국인 영국,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의 국내 유학생을 찾지 못해 각국 재향군인회의 협조를 받아 해외 후손 원고를 추가 확보했다. 다양한 국적의 후손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는 언어, 시차 등 여러 어려움이 있었으며, 영문 교정과 한국 지명 표기 등 꼼꼼한 검토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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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출판기념회에는 UN 참전용사 후손 및 외부 초청 인사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미국의 에이든 플리어(Aidan Fleer), 필리핀의 메리 엘렌 부로(Mary Ellen Burro)와 준 신 아망간(Joon Shin Amangan), 튀르키예의 일라이다 아심길(iLayda Asimgil)과 에렌 윌드름(Eren Yıldırım), 콜롬비아의 스테파니 A. 가오나(Stephanie A. Gaona), 발렌티나 R. 마르티네즈(Valentina R. Martinez), 라우라 카밀라 파르도 레이(Laura Camilla Pardo Rey), 에티오피아의 왁지라 게메추(Wakjira Gemechu)와 베들레헴 셴쿠테(Bethelehem Shenkute), 프랑스의 앨리스 프리글 도넬(Alice Prigl d’Ondel) 등의 UN 참전용사 후손들이 출판기념회를 빛냈다.
행사는 국민의례, 참석자 소개, 경과보고를 시작으로 참전용사 자녀들의 소감 발표, KAFSP 김진영 회장과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최종일 사무총장의 축사 및 격려사가 이어졌으며, 이후 오찬 및 환담을 통해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교류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외부 초청 인사로는 박선기 변호사(현 유엔국제형사재판소 재판관·예비역 육군 소장)이 있다.
한편, 이번 책자는 영어본으로 발간돼 아마존 킨들(Kindle)을 통해 전 세계에서 자유롭게 열람 및 출력이 가능하도록 준비됐다. 한글본은 25일 6·25전쟁 발발일을 맞아 출간을 목표로 번역 작업이 진행 중이다.

신하영 편저자(KSFSP·한미자유안보정책센터 기획실장))은 스카이데일리에 “우리가 오늘날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결코 우연히 얻어진 것이 아니다. 75년 전, 1950년 6월25일 새벽,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대한민국의 운명이 풍전등화 같았던 그 순간, 자유라는 숭고한 대의 아래 우리와 함께 싸워준 유엔군의 고귀한 용기와 헌신 덕분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책은 시간이 흐르면서 잊힐 위기에 처한 유엔 참전용사들의 엄청난 용기와 희생을 미래 세대가 진정으로 이해하도록 돕고자 하는 진심 어린 바람으로 쓰여졌다. 이 기억을 통해 우리는 그들의 후손들과 지속적인 유대를 형성하고, 앞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세계 평화와 안보를 보호하려는 우리의 공동의 약속을 새롭게 다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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