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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여야 지도부와 첫 오찬 회동을 갖고 국정 현안 전반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22일 나눴다.
이날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번 회동은 취임 18일 만에 이뤄졌으며, 외교·경제·추경·인사 문제 등 폭넓은 의제를 놓고 여야 지도부와 대통령이 처음으로 직접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였다.
오찬에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참석했고, 대통령실에서는 강훈식 비서실장과 우상호 정무수석이 배석했다.
이 대통령은 “가능하면 빨리 여야 지도부를 만나고 싶었다”며 “외교 문제는 여야가 따로 없는 만큼 G7 정상회의 참석 결과를 함께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G7 회의에서 대한민국은 많은 환대와 관심을 받았다”며 “국제사회가 한국의 민주주의 가치와 회복력에 주목하고 있고, 우리 경제·안보·외교 상황을 점검하며 함께 조율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경제 현안에 대해 이 대통령은 “국민들께서 경제적 어려움을 체감하고 있고, 여야 모두 공감하는 부분”이라며 “추경안에 대해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충분히 조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7가지 국정 제언을 전달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 재판 문제를 언급하며 “대통령께서 재임 전부터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해 사법부의 헌법적 판단을 전적으로 따르겠다고 약속해달라”며 “사법부가 재판 연기를 결정하면 임기 후 재판을 받겠다고 국민께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사법부의 독립성과 법 앞의 평등은 민주공화국의 근본”이라며 “이를 명확히 약속한다면 국민들이 민주주의 헌법 가치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이 이 정부에서 ‘재정주도 성장’으로 반복돼선 안 된다고 지적하며, 확장 재정이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번 추경안에서 소비 쿠폰·지역상품권·부채 탕감이 60%를 차지한다며 “1.1조 원의 빚 탕감은 성실히 상환해 온 국민에게 박탈감을 줄 수 있으니 여야가 함께 정의로운 해법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재정이 돌봄·생계·주거·의료·저출산 사각지대 등 실질적 민생 지원에 집중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서울 부동산 급등으로 국민들이 불안해한다”며 “공공임대 확대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수요자 중심의 대출·수요 관리와 공급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을 촉구하며 “정권마다 반복되는 청문회 파행을 멈춰야 한다”며 “정부·여당이 문재인 정부의 인사 5대 원칙과 같은 합리적 기준을 제시해 국회와 합의하는 방식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외교·안보 현안에 대해 김 위원장은 “한미 정상회담이 조속히 열려야 한다”며 “동맹 강화를 통해 관세 등 양국 간 불안 요소를 조기에 해소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연금·노동·의료·교육 개혁 등 구조 개혁 과제에 대해서도 “대통령께서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면 국민의힘도 적극 논의에 참여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7공화국 개헌 논의 필요성도 언급하며 “검찰·법원 시스템을 포함해 새로운 헌법 체계를 논의해야 하고, 7공화국의 핵심 가치는 국민 통합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적대적 진영 정치 극복을 위한 정치·선거 제도 개혁이 병행돼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대선 당시 양측의 공약 중 공통된 부분은 충분히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야 협력을 요청했고, 여야 지도부는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야당은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검증 문제를 지적했고, 이 대통령은 “청문회 과정에서 본인의 해명을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가족 신상까지 문제 삼는 청문회 분위기 때문에 유능한 인재들이 입각을 꺼리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회동을 주선한 우상호 정무수석은 “오늘 만남은 허심탄회한 대화의 시작이었다”며 “앞으로 이런 자리를 자주 갖기로 뜻을 모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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