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유화 잡음 속에서 ‘2025서울국제도서전’이 18일 개막됐다. 주식회사로 전환된 후 처음으로 열리는 도서전이다.
이번 도서전의 주제는 ‘믿을 구석’이다. 이 주제에는 정치·경제·사회 무엇 하나 녹록지 않은 현�퓻【� 책만큼은 우리를 배반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담겨 있다.
물론 책은 우리를 배반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책 만드는 사람은, 혹은 그런 사람들이 모인 단체는 언제든 사람의 믿음을 배반할 수 있다. 실제로 배반했든 안 했든 상대편은 얼마든 배반감을 느낄 수 있는 문제다.
서울국제도서전사유화반대연대 역시 대한출판문화협회(회장 윤철호)에 대한 배반감으로 도서전 사유화를 비판하는 중이다.
도서전 개막식 날 9개 단체의 모임인 ‘독서생태계 공공성 연대’는 ‘주식회사 서울국제도서전’의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면서 출협 회장 등이 주식회사 설립 과정에서 주주명부 공개, 공청회 등 투명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고, 몇몇 법인과 개인이 지분을 독점했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런데 출협 회장은 왜 도서전을 주식회사로 만든 것일까. 이를 통해 시민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있을까.
이민우 뉴스페이퍼 대표는 ‘윤철호 회장이 문화적 상징 권력을 확보하기 위한 사유화’ ‘서울국제도서전을 수익 사업화하려는 사유화’ 두 가지 관점에서 사유화 논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윤철호 회장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절대 돈을 벌거나 권력을 확보하기 위해 도서전을 주식회사로 만든 게 아니다. 도서전이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인 데다 정부에 휘둘리지 않고 신속하게 일을 처리하기 위해 벌인 일이다”고 했다.
이 이야기의 진실을 살펴보려면 202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서울국제도서전은 관람객 13만 명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실제로 수익이 어느 정도 발생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대는 2023년 총매출과 순수익의 정산을 요구했으나 문화체육관광부는 “주관단체의 2023년 입장료 등 수익금 정산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이로 미루어 보아 문체부는 대한출판문화협회가 큰 이익을 내고도 정부에 수익을 반납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2024년부터 직접적인 지원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지원은 출판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할 수 없이 이 대표는 관람권(티켓) 매출, 참가사 부스비 매출 등을 바탕으로 수익을 추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현금성 수익이 15억~20억 원가량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출판계는 불황이지만 도서전만큼은 명백히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20억 달러도 아니고 겨우 20억 원 갖고 돈 욕심 부렸겠냐며 고개를 갸우뚱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매해 안정적으로 20억 원 흑자가 나는 사업이라면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다. 설사 액수가 더 작다 하더라도 도서전이 흥한 상황에서 주식회사로의 전환은 오해를 살 소지가 있다.
예산과 관련해 청구한 2023년 정보공개청구 결과에 따르면 서울국제도서전 운영 예산 총 10억 원 중 국고보조금은 9억7000만 원이고 출협 자부담은 약 3000만 원이었다.
주식회사로 전환되면서 서울국제도서전은 총 10억을 모았는데 출협(회장 윤철호)이 3억 원, 사회평론(대표 윤철호)이 3억 원, 노원문고(대표 탁무권)가 3억 원을 출연했고 출협 임원 개인이 1억 원을 투자했다.
무엇보다 3연임 회장인 윤철호 회장이 임기 종료를 앞두고 벌인 시도라 더 수상하다는 반응이다.
도서전에 앞서 독서생태계공공성연대는 직접 제작한 스티커를 참가사에 배포했다.
스티커에는 ‘서울국제도서전의 ‘믿을 구석’은 공공성이다’는 구호가 적혀 있다. 서울도서전의 ‘믿을 구석’이 책도 도서전도 출협도 아닌 공공성이라니. 이게 무슨 뜻일까.
공공성이란 전체성·공익성·보편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조한상 청주대학 교수는 ‘공공성이란 무엇인가’(책세상문고, 2009)에서 시민·공공복리·공개성을 공공성의 3요소로 지목했다. 자유롭고 평등한 시민이 공개적인 의사소통의 절차를 통해 공공복리를 추구하는 것이 곧 공공성인 것이다.
여기서 공공복리란 공동체 구성원인 시민에 귀속되는 이익으로 공개적인 의사소통 과정을 통해 확인된다. 그런데 주식회사는 주주들의 수익과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한다. 운영상의 발언권도 시민이 아닌 주주들에게 있다.
출협은 공공의 목적을 위해 출판인과 저자들이 도서전을 주관하도록 위임한 기관일 뿐 도서전의 주인일 수 없다는 게 사유화반대연대의 입장이다. 그리고 이 구조를 바꾸어 놓은 데 그들은 분개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시민은 도시 축제를 즐기고 공원을 산책하듯 서울국제도서전을 향유했다. 도서관이 공공재이듯 도서전도 공공재로 남겨야 한다는 게 사유화반대연대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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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2
검증자
2025-06-26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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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이씨, 도서전에 한마디할 정도로 떳떳하다면 중국간첩 99명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본인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힐 수 있겠지? 검증을 회피해야할 이유는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