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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제약이 경영권 분쟁과 잇단 부도로 벼랑 끝에 몰렸다. 창업주 일가 내부에서 벌어진 갈등은 결국 법정관리로 이어졌고 전자어음 부도까지 발생하며 기업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성제약의 경영권 분쟁 관련 소송이 제기된 이후 5월 초~6월 초에 총 8건에 달하는 부도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도 금액은 누적 약 30억 원이다
사건의 출발점은 2024년 10월 창업주 고 이선규 회장의 아들인 이양구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조카 나원균 부사장에게 경영권을 넘기면서 시작됐다. 업계는 이를 “조용한 승계”로 해석했지만 이 회장이 이후에도 회사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내부 갈등은 점차 수면 위로 드러났다.
갈등의 기폭제는 유상증자에서 시작됐다. 2025년 4월 16일 동성제약이 외부 투자 유치를 위해 에스디에너지를 대상으로 20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회사의 유상증자 규모는 전체 발행 주식의 1.98%에 달하는 51만8537주 주당 3857원에 판매했다.
급기야 4월 21일 이 회장은 본인이 보유한 지분 368만여 주(14.12%)를 브랜드리팩터링에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은 나 대표와 사전 협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렸다. 이후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며 이사진 교체 및 정관병경 등 경영권 탈환에 나서면서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
결국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면서 가처분 신청까지 잇따라 진행됐다. 이 회장 측은 유상증자 효력 정지 및 신주상장금지 가처분을 제기했고 나아가 이사진 해임과 감사 선임 등을 위한 임시주총 소집 허가 소송까지 제기했다.
그러나 2025년 5월 30일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이 회장 측이 제기한 직무집행 정지 및 위법행위 금지 가처분을 모두 기각하며 현 이사진의 손을 들어줬다.
이 과정에 동성제약은 2025년 5월 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회사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책”이라고 밝혔지만 이 회장 측은 “사전 협의 없이 이뤄진 회생신청은 정당성을 잃었다”며 반발했다.
여기에 회생 절차로 인해 전자어음 지급이 제한되면서 부도도 연달아 발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5월 8일부터 6월 11일까지 동성제약이 결제하지 못한 전자어음은 총 8건누적 금액은 약 28억 원에 달한다.
5월 8일에는 예금 부족으로 1차 실질부도가 발생했고 이후에는 회생절차에 따른 법적 지급 제한으로 부도가 이어졌다. 가장 최근인 6월 10일 기업은행 방학동지점에 제시된 어음 3억8320만 원이 결제되지 않아 6월 11일 부도 처리됐다.
한편 상상인저축은행은 담보처분권 행사를 통해 동성제약 주식 20.95%를 보유하게 됐다. 이는 대출 채권 회수를 위한 조치로 경영권 개입 의도는 없다고 밝혔지만 금융권조차 유동성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는 분위기로 읽힌다.
남은 쟁점은 오는 7월 25일 임시주총회를 통해 경영권 방향성이다.
임총을 요구한 이양구 회장측은 조카인 나원균 대표를 비롯한 현 경영진의 해임과 새로운 이사 선임을 추진한다. 경영권을 확보하면 즉시 추가자금 조달을 통한 경영 정상화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동성제약이 현재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 중이란 점은 변수로 남았다.
현재 이 회장 측은 법원의 결정과 무관하게 여전히 임시주총을 통해 이사진 해임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성제약 사례는 승계 갈등 유상증자 법정관리 부도 소송까지 복합적으로 얽힌 기업 리스크의 전형이다”며 “경영 투명성과 이사회 중심의 거버넌스 확보가 향후 회생 여부를 가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성제약 관계자는 회생 갱신 결과에 대해 “회생절차 관련 갱신 신청 결과가 다음주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경영권 분쟁과 함께 회생 절차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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