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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9월 22일, 취임 100일을 기점으로 용산 대통령실을 떠나 청와대로 복귀할 가능성이 유력해지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용산 시대’를 연 지 3년 만에 ‘청와대 시대’가 다시 열리는 셈이다.
대통령실은 이번 복귀를 ‘이전’이 아닌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복귀’라고 강조하며 국정 운영 중심을 청와대로 옮길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2022년 윤 전 대통령이 취임 전 당선인 신분으로 청와대 이전을 추진한 것은 민주적 절차와 국민주권을 침해했다는 비판이 우파 진영 내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청와대는 상징성과 문화적 가치가 크며, 용산 대통령실은 보안상 취약하다”는 입장을 꾸준히 밝혀왔다. 실제로 대선 출구조사에서도 국민 58.2%가 청와대를 대통령 집무실 적합지로 꼽았다.
이러한 여론도 복귀 결정을 뒷받침하고 있다. 현재 대통령실은 청와대 복귀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중이며, 복귀 준비를 총괄할 관리비서관 직제를 신설하고,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지낸 이정도 전 비서관을 실무 책임자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귀 시점은 가장 빠르면 9월, 다만 구체적 일정은 여전히 논의 중이다.
복귀에 따른 가장 큰 쟁점은 보안 문제다. 청와대는 지난 3년간 국민에게 개방됐고, 약 700만 명이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외국 정보기관의 첩보 활동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대통령경호실은 현재 보안 점검과 정밀 탐지를 집중적으로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의 지리적·전략적 이점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많다. 북악산과 인왕산 등 자연 방어선으로 둘러싸여 있고, 경호·경비 부대 및 대통령 전용 병원 등 필수 시설이 인근에 밀집해 있어 비상 상황 대응이 용이하다. 대통령의 출퇴근이 필요 없다는 점도 경호상 큰 이점이다.
반면, 윤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용산 대통령실은 ‘제왕적 대통령제 청산’과 ‘소통 강화’를 내세우며 청와대 이전을 강행했지만, 절차적 정당성과 법치주의 훼손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법조계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청와대 이전이 ‘헌정 질서 위반’이라는 비판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지적한다. 국회 동의도 없이 윤 전 대통령 단 한 사람의 의사로 국가의 심장부가 옮겨졌다는 것이다. 명백한 헌법 위반 사항이라는 점이다.
김기수 변호사는 스카이데일리에 윤 전 대통령의 청와대 용산 이전과 관련 “당선인 신분으로 집무실 이전을 사실상 확정하고, 실무를 관철한 과정은 헌법상 권한을 넘어선 위법 행위였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직인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당선인의 권한은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과 인수위 구성 등으로 제한되는데, 윤 전 대통령은 이를 넘어선 ‘사실상의 권력 행사’를 했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청와대 이전이 국가 상징의 변경이자 관습 헌법의 훼손으로, 수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국민적 합의가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와대는 단순한 집무 공간이 아니라, 수도 서울과 함께 관습 헌법의 일부로 자리 잡은 국가적 상징”이라며, 법적 절차 없는 이전은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원리를 침해한 것이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의 청와대 이전은 ‘소통의 상징’이 될 수도 있지만, 절차적 정당성 부족으로 인해 ‘법치주의 약화’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운 사례로 남게 됐다. 실제로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긴 후 불거진 외교·안보 리스크, 주변 교통 혼잡, 소음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기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용산 이전이 결과적으로 보수 진영이 쥔 권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전략적 실패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이 집무 기간 중 청와대에 단 하루도 들어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에 남아 있는 각종 기록물과 인적·정책적 네트워크에 대한 실질적 감시와 견제를 포기한 셈”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보수 정권이 어렵게 가져온 권력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당내 일부에서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청와대를 버리고 용산으로 옮겼지만, 결과적으로 국민 소통도 제대로 되지 않았고, 안보적 논란만 키웠다”며 “청와대에서 직접 문재인 정부의 흔적을 지우고, 기록물을 검토하며 국정의 연속성과 문제점을 점검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이 대통령도 윤 전 대통령의 집무 공간 문제를 언급하며 관련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 대통령은 한남동 관저에서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사용하던 공간과 그 주변 시설물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불필요한 설치물이 적지 않았다”며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관저 사용 행태를 에둘러 비판했다.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국정 효율성과 국민 편익을 내세웠지만, 실상은 ‘사적 편의’를 위한 선택이 아니었느냐는 뒷말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편, 청와대 복귀가 가시화되면서 청와대 관람 수요도 폭증하고 있다. 최근 하루 평균 관람객은 2만 명을 넘어서며 사실상 최대치를 기록 중이며, ‘복귀 전 마지막 관람’을 위해 시민들이 몰리고 있다. 청와대 인근 상인들은 복귀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직원들의 복귀가 상권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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