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첫 정상 통화가 5일 오전까지도 이뤄지지 않아 이례적인 외교 지연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통상 대선 직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가 곧바로 이뤄졌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시차와 일정 조율 등을 이유로 하루 넘게 미뤄지고 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위성락 안보실장이 미국 측과 통화 일정을 협의 중이며, “국무회의 등 현안이 많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현지시간 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는 1시간 넘게 통화한 사실이 전해지며, 통화 지연의 정치적 함의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정상 간 통화가 늦어지면서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 정상들과의 전화 회담도 자연스럽게 밀리고 있다.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당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뒤 이튿날 시진핑 주석, 아베 총리와 연쇄 통화를 진행했다.
특히 백악관의 반응은 이례적이었다. 백악관은 이 대통령 당선에 축하 메시지를 내면서도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개입과 영향력 행사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며 반대한다”고 밝혔다. 동맹국 지도자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제3국을 언급한 것은 드물며, 이를 두고 미국이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표방한 이재명 정부에 중국과의 ‘거리두기’를 요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취임식에도 주한미군사령관과 주한미국대사가 불참했고,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에 방위비 분담 증액과 무역 압박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첫 통화에서 미국이 강경한 입장을 전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대통령실은 시기와 메시지를 정교하게 조율 중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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