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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선출된 가운데, 이번 선거 결과는 단순한 승패를 넘어 한국 사회의 ‘균열 구조’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바로미터였다. 특히 ‘40·50’으로 대표되는 소위 민주화 세대의 전폭적 지지와, 이에 반비례하는 ‘이대남’(20대 남성)의 냉소적 외면은 이재명정부가 출범과 동시에 직면하게 될 최대 과제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그것은 바로 ‘성별·세대별 통합’이다.
이번 선거에서 출구조사가 보여준 바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40대(72.7%)와 50대(69.8%) 연령층에서 남녀를 불문하고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반면, 이 대통령에게 가장 낮은 지지를 보낸 집단은 바로 20대 남성이었다. 이들의 이재명 지지는 24%에 머물렀던 반면, 이준석 후보와 김문수 후보 지지율은 각각 37.2%와 36.9%를 기록했다. 범보수 후보에게 총 74.1%를 몰아준 셈이다. 단순히 ‘청년 세대의 보수화’로 치부하기에는 이 현상의 뿌리가 깊고 복합적이다.
이대남의 표심은 반페미니즘 정서, 그리고 민주당이 주도해 온 젠더 정책에 대한 반발로 요약된다. 여기에 정치적 대안 세력에 대한 갈망도 함께 읽힌다. 이준석이라는 인물에 쏠린 기대는 양당 정치의 타성에 지친 젊은 세대의 절박한 ‘자기 목소리 찾기’의 반영이었다. 반면, 같은 20대 안에서도 여성 유권자들은 이재명 후보에게 58.1%라는 높은 지지를 보였다. 34.1%p라는 성별 지지율 격차를 단순한 정책 선호의 문제로만 볼 수는 없다. 이는 대한민국의 사회 갈등이 얼마나 ‘젠더’라는 민감한 축을 중심으로 격화됐는지를 방증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결코 ‘압도적 지지’를 등에 업은 리더가 아니다. 그는 균형추를 맞추려는 국민의 뜻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실제로 당초 출구조사에서는 51.7%의 득표가 예측됐지만 실제 득표율은 49.42%로 절반을 넘지 못했다. ‘샤이 보수’의 존재를 고려하더라도 이는 유권자들이 특정 후보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나름의 황금비율을 맞춘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국민은 ‘누군가를 몰아세우기 위한 정권교체’가 아니라 ‘나라 전체를 안정시키고 통합할 수 있는 지도자’를 선택하고자 한 것이다.
이 점에서 유럽 언론이 이번 선거 직후 공통적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최대 과제는 국가 통합”이라고 지적한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영국 BBC 방송은 혼돈의 6개월을 지나 다시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고 했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프랑스의 르몽드지(紙) 등은 ‘윤석열 계엄 사태’로 인해 극도로 분열된 사회를 통합하는 것이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단언했다. 국외의 시선이 이재명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권력의 강화가 아니라 신뢰의 회복이며, 통합의 리더십이다.
‘통합’은 선언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특히 20대 남성이라는, 지금껏 정치적 주변부에 머물러 있었던 집단이 이번 대선에서 보여준 거대한 움직임은 새로운 정치적 균형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40·50 세대가 이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라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그 지지를 등에 업고 모든 것을 밀어붙이는 ‘독주’를 한다면 이는 결국 다시 혼란과 반발을 불러올 뿐일 것이다.
결국 국민은 ‘민주주의 회복’과 ‘국가 통합’이라는 과제를 보고 투표했다. 이 대통령은 그 기대에 응답해야 한다. 압도적 지지층만 바라보고 안주하거나 반대 목소리를 무시하는 순간, 5년 후엔 또 다른 ‘분노의 표심’이 내리는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새롭게 출발하는 이 정부는 극단으로 갈라진 성별과 세대를 아우르는 ‘국민 전체의 정부’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본질이자 이재명 정권의 유일한 생존 전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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