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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음악·봉사로 만해사상을 실천한 세 명의 문화예술인을 선정해 시상하는 무산문화대상 시상식이 30일 오후 5시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렸다.
올해로 2회를 맞이하는 무산문화대상은 설악‧만해사상실천선양회(이사장 권영민) 주관으로 문학·예술·사회문화 세 부문에서 수상자를 선정해 매년 시상식을 개최하고 있다.
시상식에 앞서 세 명의 수상자가 자신의 문화예술관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가 있었다.
올해 문학 부문 수상자인 권여선 소설가는 ‘안녕, 주정뱅이’ ‘푸르른 틈새’ ‘레가토’ 등으로 한국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다뤄온 중견작가다.
수상 소감에서 권 작가는 “무산 스님 말씀 가운데 ‘적멸위락’이라는 말이 있다. 삶은 단 한 번이면 족하다는 마음으로 힘겨운 시간을 이겨냈다”며 “분열과 혼돈으로 어느 때보다 어려운 이 시기, 사랑의 마음으로 화합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무산문화대상 심사위원회는 “고통스러운 기억을 응시하면서도 연민과 공감의 끈을 놓지 않는 소설가 권여선의 문학적 성취를 높이 평가한다”는 취지에서 그를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예술 부문은 양성원 첼리스트·연세대 교수에게 돌아갔다. 파리 살 플레엘, 뉴욕 카네기홀 등 세계 유수의 무대에서 활약해온 그는 연주뿐 아니라 실내악단 운영, 평화 콘서트, 이태석 신부 추모 공연 등 예술을 통한 사회적 기여에 앞장섰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양성원 첼리스트는 “음악은 인간의 내면을 성찰하고 서로를 연결하는 언어다. 무산 스님이 일관되게 강조한 고요한 성찰과 인간 존중의 정신이 예술이 가야 할 방향과 맞닿아 있다. 예술의 울림이 사람들을 치유하고 시대와 다음 세대를 잇는 매개체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음악은 인간의 고유한 정서를 표현한다. 많은 사람이 AI가 음악가를 대체하는 세상을 두려워하는데 아직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특히 한국의 전통 악기인 거문고·가야금은 AI의 침범에 비교적 안전한 편이다”고 밝혔다.
사회문화 부문 수상자인 구수환 이태석재단 이사장은 “고발 전문 기자로 살아오던 중 우연히 이태석 신부를 만나 그의 삶에 매료됐다. 이태석 신부는 또 하나의 예수이자 부처였다. 그의 삶을 다큐와 영화로 재현을 통해 사랑의 부활을 보여주고 싶었다. 재단의 여러 사업으로 이태석 신부의 사랑과 헌신을 잇고 싶었다”고 했다.
고 이태석 신부의 뜻을 이어 남수단 등지에서 의료‧교육‧복지 사업을 실천하고 있는 재단은 국내에서도 청소년 인성교육, 장학사업, 다문화가정 지원 등 인도주의 활동을 펼치며 종교와 이념을 넘어 상생을 실천하고 있다.
심사위원장 신달자 시인은 “2회째를 맞아 상의 무게가 더 깊어졌다. 문학·예술·사회 각 분야에서 인간 고통에 대한 성찰과 구원을 실천한 세 분을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오후 5시부터 시작된 시상식은 안동MBC 어린이합창단과 2025설악무산문화축전 스트리트댄스 수상 팀의 열정적인 무대로 시작됐다.
권영민 이사장은 “무산문화대상은 무산 스님의 문학과 예술, 사회적 실천을 기리는 데 그치지 않고, 시대정신으로 확산하려는 노력이다. 수상자들의 활동이 그 뜻을 널리 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날 수상자들에게는 김경민 작가가 제작한 청동 상패가 수여됐다. 상패 앞면에는 무산 스님이, 뒤편에는 무산 조오현 시인이 직접 쓴 시 ‘허물’이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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