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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근 칼럼] 인도·파키스탄 전쟁의 국제 전략적 분석
이춘근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5-16 00:02:55
▲ 이춘근 국제정치아카데미 대표·국제정치학자
57일부터 510일까지 단 나흘간 인도와 파키스탄이 격한 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미국의 중재 아래 510일 두 나라가 모두 휴전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싸움은 확전되지 않은 상태다
 
인도와 파키스탄 두 나라는 간헐적인 무력 충돌을 벌이고 있지만 일단은 휴전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중이다. 전쟁을 벌이는 경우 언제라도 나타나는 일이지만 인도와 파키스탄 두 나라는 모두 자신의 승리는 과대평가하고 피해는 과소평가하는 지독한 수준의 선전전(Propaganda War)을 벌이고 있다.
 
아직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자료들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번 인도·파키스탄 전쟁을 객관적으로, 학술적으로 권위있게 분석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번 전쟁이 무슨 이유로 어떻게 발생하게 된 것인지, 양국 간의 전투는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향후 인도·파키스탄은 물론 세계 정치에 어떤 변화가 야기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을 할 수는 있을 것이다.
  
이번에 벌어진 인도·파키스탄 전쟁은 1947년 이래 78년째 지속되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지속될 전쟁의 일부분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할 때 두 개로 �냇�� 전쟁을 벌여야 했던 이유가 하나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이며 앞으로도 해결될 전망은 없기 때문이다.
 
두 나라가 싸우는 이유는 세계 모든 전쟁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었던 영토와 종교 문제 때문이다. 힌두교와 이슬람교, 그리고 대한민국 남·북한 영토의 두 배에 이르는 캐시미르(Kashmir)라는 거대 영토에 대한 소유권 문제는 불행히도 영원히 해결될 가능성이 없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도는 143800만 명의 세계 1위의 인구 대국이지만 파키스탄 역시 인구가 22520만 명에 이르는 대국이다. 인도는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규모가 세계 5위인 나라로서 곧 중국을 대체할 세계의 공장을 꿈꾸고 있다. 반면 파키스탄은 GDP3384억 달러에 불과한 세계 44위의 빈국이다. 그러나 파키스탄은 이슬람국가로서 이슬람 세계의 지원을 받으며 특히 인도의 부상을 두려워하는 중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는 나라다. 양국은 각각 513만7550·170만4000명의 병력을 보유한 세계적인 군사 대국이며 핵을 보유한 나라들이다.
 
이번 전쟁에도 물론 이유가 있다. 지난 422일 인도가 관할하는 캐시미르 지역에 있는 관광지 파할감을 여행하던 인도의 신혼부부들이 파키스탄의 테러리스트들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테러리스트들은 남자들만 골라서 죽였는데 코란 구절을 암송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죽였다고 한다
 
결혼한 인도의 힌두교 여인들이 이마에 바르는 빨간색 물감을 신두르라 하는데 미혼이거나 혹은 남편이 사망할 경우 신두르를 지운다고 한다. 파할감 테러 사건은 졸지에 수십 명 신부들이 신두르를 지워야 하는 비극을 초래했고 인도는 이에 대한 보복 작전을 벌인 것이다. 보복 작전의 작전명이 바로 신두르였다.
  
인도가 파키스탄 영내의 테러 기지·공군 기지 등을 공격하자 파키스탄도 반격 작전을 전개해 무려 125대의 양국 전투기가 공중전을 벌였다. 이 전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사상 최대의 공중전으로 기록되었다
 
파키스탄이 보유한 중국 전투기 J-10이 인도 공군이 보유한 프랑스제 라팔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세계가 야단이 났다. 성급한 사람들은 중국제 무기가 서양의 무기를 압도했다고 호들갑을 떨기도 한다. J-10을 만든 중국 항공사의 주가가 폭등했다고도 한다한 가지 사건이 세상의 흐름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고 말하면 될 일이다.
  
중요한 것은 이 전쟁의 배후에 중국이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인도의 부상을 대단히 두려워한다. 인도는 이미 인구에서도 중국을 앞섰고 2020년대 초반 이후 경제 성장 속도에서도 중국을 앞서기 시작했다. 이미 2010년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21세기의 대결은 중국과 인도 간에 펼쳐지게 될 것이고 그 경쟁에서 인도가 승리할 것이라는 특집을 두 번에 걸쳐 게재한 바 있다
 
인도는 핵을 장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도 보유하고 있는데 인도의 핵미사일들은 파키스탄은 물론 중국도 주적으로 삼아 겨냥하고 있다. 인도의 애그니스 미사일은 중국 전역을 사정거리에 두고 있어 중국에게는 최대의 공포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전쟁이란 명분으로 벌이고 있는 중국 제압 대작전은 중국이 미국의 세계 패권에 도전하기는커녕 아시아의 지역 패권을 유지하기도 버거운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여기서 중국은 인도의 부상을 제압할 필요를 느꼈고 인도를 제압하기 위한 지역의 맹방으로 파키스탄을 선택했다.
 
이번 전쟁의 직접 원인은 422일의 테러 사건이었지만 거시적인 맥락에서 보았을 때 인도의 부상을 제압하기 위한 중국의 대전략이 지난 5710일의 인도·파키스탄 전쟁의 배후 원인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중국의 대전략은 실패한 것 같다. 중국 무기가 프랑스제 전투기를 격추시켰다고 자랑한 게 인도와 대만에게 크게 경종을 울린 셈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러시아제와 프랑스제 무기를 주로 보유하고 있던 인도로 하여금 대대적인 군비증강 계획을 수립하지 않을 수 없도록 했으며, 인도가 선택할 무기는 역시 실전을 통해 검증된 미국제 무기들이 될 가능성을 대폭 높였다. 이 같은 결과가 중국에 무슨 도움이 될까. 시진핑 일인 독재 체제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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