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종철 시인(1947~2014)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판매 부수를 기록한 시리즈 중 하나인 ‘해리포터’를 독점 판매하는 출판사 ‘문학수첩’의 창업주다. 중학생 시절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다는 김 시인은 1990년대부터 ‘못의 귀향’, ‘못의 사회학’ 등 못과 관련된 시를 쓰기 시작해 ‘못의 사제’라고도 불렸다. 그는 못의 존재론을 심화해 못으로부터 자유, 평등, 죄, 참회, 용서, 사랑 등을 이끌어냈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지난 2011년에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시 전문지’를 표방하며 시 계간지 ‘시인수첩’을 창간해 화제가 됐다. 지난 2014년 7월 타계한 김 시인의 뒤를 이어 그의 부인 강봉자 씨와 두 딸이 문학수첩을 이끌고 있다. 문학수첩은 현재 서울과 수도권일대에 총 120억원 가치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가 문학수첩이 소유한 부동산을 찾았다. ![]() |

▲ 문학수첩은 파주출판단지 내부에 시세 35억 상당의 빌딩(사진)을 소유하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이 빌딩 근처에는 창비, 들녘, 문학동네 등의 다른 출판사들의 본사도 있다. ⓒ스카이데일리
지난 1999년 국내에 ‘해리포터’ 시리즈 등을 수입해 1500만부 이상 발간한 것으로 유명한 문학수첩은 서울과 수도권에 120억원 가치의 빌딩과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마지막으로 발표된 금감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문학수첩 발행주식의 87.44%를 강봉자(66) 현 대표와 남편인 고 김종철(1947~2014) 시인, 두 딸인 김은경(42) 대표와 김시내(40) 씨 등 일가족 네 사람이 소유하고 있었다. 나머지 12.56%는 기획재정부가 소유했다.
2008년 이후로는 감사보고서 등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김종철 시인이 타계함에 따라 김 시인이 소유한 주식들은 법에 따라 부인과 자식들에게 상속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법인등기에 따르면 현재 문학수첩의 대표이사는 고 김 시인의 부인인 강봉자 씨와 첫째 딸인 김은경 씨다. 둘째 딸인 김시내 씨는 개인사업자로 ‘문학수첩 리틀북’의 대표자를 맡고 있다.
문학수첩의 본사는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파주출판단지 내에 위치해 있다. 지하 1층, 지상 4층의 건물인 본사는 대지면적 1651.9㎡(약 500평), 연면적 2532.82㎡(약 766평) 규모다. 파주출판단지에 위치한 만큼 인근에는 창비, 들녘, 문학동네 등의 출판사 본사가 위치해 있다.
지난 2008년 완공된 이 빌딩은 문학수첩이 2011년 법인 명의로 경매를 통해 구입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본입 명의로 된 본사 건물은 사실상 강봉자 대표이사 등이 소유한 건물로 간주된다. 부동산 컨설팅 전문 업체인 어반에셋매니지먼트의 정성진 대표는 이 빌딩의 시세를 35억원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대치동 학원가 50억 공실 빌딩 구입

▲ 문학수첩의 소유주인 강봉자 대표와 그의 두 딸은 지난 1월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서울 지하철 분당선 한티역 인근에 위치한 빌딩(사진)을 구입했다. 현재 전 층이 공실인 이 빌딩에 대해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은 학원 또는 카페 등이 입주하기에 좋은 자리라고 입을 모은다. ⓒ스카이데일리
2014년 지어진 건물인 이 빌딩은 지하 1층, 지상 6층 높이로 대지면적 324.8㎡(약 98평), 연면적 1057.35㎡(약 320평) 규모다. 현재 이 건물의 전 층은 공실인 상태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이 빌딩이 위치한 곳은 서울 지하철 분당선 한티역 인근으로 학원가로 유명한 대치동 상권의 일부다”라며 “1층에는 카페가 들어서고 지하층과 2층 이상에는 학원이 들어서는 것이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정성진 대표에 따르면 이 빌딩의 현재 시세는 약 50억원 안팎으로 구입당시보다 가격이 오르지 않았다.
강봉자 대표이사는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등학교 인근에 위치한 ‘더샾오데움 아파트’ 펜트하우스 한 호실도 소유하고 있다. 강 대표는 지난 2014년 남편인 김종철 시인으로부터 이 아파트를 상속받았다. 김 시인은 지난 2003년 8월 이 빌딩을 구입했다.
해당 호실의 규모는 공급면적 290.69㎡(약 88평), 전용면적 244.29㎡(약 74평) 등이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강 대표가 보유한 호실은 전체 단지에서 단 4개 호실 뿐인 펜트하우스로 최근 같은 면적의 호실이 35억원에 매물로 나온 적이 있다.
강 대표와 그 일가족이 소유하고 있는 빌딩 두 채와 펜트하우스 호실의 가격을 모두 합치면 총 120억원 수준이다.
조앤 K 롤링, 댄 브라운 등 유명 작가 작품 대거 번역

▲ ⓒ스카이데일리
현재의 중앙대 예술대학에 해당하는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창작학과에 재학 중이던 지난 1968년, 21살의 나이에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 ‘재봉’이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그는 대학교 졸업 이후 평범한 샐러리맨 생활을 하면서도 꾸준히 시작 활동을 했다. 이후 1975년 ‘서울의 유서’, 1984년 ‘오이도’, 1990년 ‘오늘이 그날이다’ 등의 시집을 꾸준히 발간했다.
그러던 지난 1991년 마흔 중반의 나이에 샐러리맨을 관두고 ‘문학수첩’이라는 이름의 출판사를 차렸다. 김 시인은 회사를 차린 이후에도 꾸준히 시작 활동을 펼쳐 정지용문학상, 편운문학상, 윤동주문학상, 가톨릭문학상, 영랑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 고 김종철(사진) 시인은 문학수첩의 창업주다. 중학교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다는 그는 21살의 나이에 등단했다. 이후 평범한 샐러리맨의 삶과 시작(詩作)을 이어가다 1991년 문학수첩을 창업했다. 문학수첩은 지난 1999년 해리포터 시리즈를 출간하면서 큰 성공을 거뒀다. [사진=뉴시스]
그가 차린 출판사 문학수첩은 국내 작품보다는 외국의 베스트셀러 번역으로 유명하다. 특히 지난 1999년 11월부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조앤 K 롤링의 ‘해리포터’ 한국어판을 독점으로 출판하고 있다.
김 시인은 생전에 한 인터뷰에서 “해리포터 시리즈가 처음 기획되던 지난 1997년은 IMF 당시로 환율이 1800원까지 올라가던 때였다”며 “모든 것이 불확실한 탓에 아무도 뭘 못할 때였지만 때마침 내가 베팅을 잘 했다”고 추억했다.
해리 포터 시리즈는 150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문학수첩에 대단한 성공을 안겨줬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이 해리포터 시리즈일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문학수첩은 해리포터 시리즈 외에도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 ‘천사와 악마’, ‘인페르노’ 등을 번역해 출판했다. 이 밖에도 존 그리샴, 시드니 셀던, 마크 해던 등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책들을 출간하고 있다.
김 시인은 지난 2013년 7월 주치의로부터 췌장암 판정을 받았다. 이후 8개월간의 항암치료를 끝낸 지난 2014년 2월 시인 1500명을 회원으로 둔 한국시인협회의 회장으로 선출됐다.
이후 시인의 달 제정과 남북시인대회, 시인의 마을 조성 등을 적극 추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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