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산그룹은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인천국제공항, 통영대교, 인천대교 등 굵직굵직한 건설공사 참여로 업계에선 평판이 높다. 1993년 설립된 은산토건은 은산그룹의 모체로 토공사, 포장공사로 시작해 사회간접자본 건설 전문업체로 거듭났다. 이후 5개 계열사를 거느리며 사업 다각화를 시도해왔다. 은산그룹은 최근 몇 년간 금융 및 부동산 등 계열사를 통해 짭짤한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인사동 쌈지길’도 그 중 하나다. 매입하고 3년 후 되팔아 2배의 차익을 내기도 했다. 정운택 회장은 경영 철학으로 ‘신의와 정도’를 내걸고 ‘사람은 한 번 사귀면 끝까지 함께 간다’고 말할 정도로 대인 관계를 중시해왔다. 정 회장은 개인 소유 역삼동 빌딩에도 ‘정도(正道)’라는 이름을 붙여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인들로부터 요청을 받으면 사업을 꼼꼼히 살펴본 뒤 과감하게 투자해 큰 수익을 보기도 했다. 정 회장은 정도빌딩 외에도 개인 명의로 또 다른 건물을 갖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정운택 인산그룹 회장의 부동산 및 CEO로서의 성공 요인 등을 취재했다. ![]() |

▲ 은산그룹을 이끌고 있는 정운택 회장은 개인 명의로 강남 일대 요지에 2채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서초동(사진 왼쪽) 및 역삼동에 위치한 두 빌딩의 가치는 호가 288억원으로 추정된다. ⓒ스카이데일리
46년간 건설업계에 몸 담아온 정운택(65) 은산그룹 회장은 강남에 빌딩 2채를 갖고 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1999년 6월 개인 명의로 서초동 소재 은산빌딩을 매입했다. 지하 3층·지상 6층 규모의 빌딩으로 대지면적 530.8㎡(약 161평), 연면적 2569.76㎡(약 777평)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3월에도 역삼동 소재 정도빌딩을 아내 양은정씨와 공동 명의로 150억원에 매입했다.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로 대지면적 813.5㎡(약 246평), 연면적 3582.44㎡(약 1084평)이다.
주영남 리얼티코리아 빌딩사업부 차장은 “서초동 은산빌딩 주변 시세는 3.3㎡당 8000만~8500만원인데, 대로변 코너이다 보니 8700만원 선까지 받을 수 있다”며 “해당 빌딩의 가치는 최소 135억원에서 최대 14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주영남 차장에 따르면 서초동 빌딩들의 연간 임대료 수입은 건물 가치의 3% 선인 약 4억원으로 예상됐다. 은산빌딩은 3% 초반대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으며, 1층에 입점한 은행을 포함해 세입자들로부터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됐다.
주영남 차장은 “역삼동 정도빌딩 부근에선 7년전 대로변 빌딩이 3.3㎡당 6200만원에 거래된 적이 있는데, 매입 1년을 넘긴 현 시세도 약 6000만원 선에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도빌딩은 건물 전체 보증금만 13억원으로 관리비를 제외하면 월 5300만원의 수입이 예상된다. 연간 임대수익률은 4.6% 안팎으로 계산된다.
주영남 차장에 따르면 정도빌딩 주변 시세가 다소 낮게 형성된 이유는 우선 역삼역과 멀고 투자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때문에 정도빌딩 부근 대로변 시세는 3.3㎡당 5000만~6000만원에 그칠 것으로 파악됐다.
정도빌딩의 관계자는 “은산그룹의 계열사인 이에스크리에이터즈가 사무실로 쓰고, 나머지는 임대한 상황”이라며 “건물 임대 담당 팀이 사무실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정 회장이 개인 명의로 소유한 부동산 가치는 호가로 계산했을 때, 은산빌딩 약 140억원, 정도빌딩 약 148억원으로 합계 288억원으로 추정됐다.
23년 역사 건설사 수장, 과감한 투자로 회사 고성장 견인

▲ 정운택 은산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정 회장은 8년 간의 대한전척공사 직장생활을 마치고, 1978년 쌍용건설에 입사했다. 그리고 6년 뒤인 1987년 일광토건으로 옮겨 6년간 근무했다.
그는 쌍용건설, 일광토건에서 근무하면서 건설인으로서 두각을 드러낸다. 쌍용건설 특채로 직장을 옮긴 그는 쿠웨이트 건설현장 관리직을 맡았으나 건설경기가 악화된 1984년 회사를 나왔다.
이후 그는 친구와 동업했지만 회사가 2년만에 폐업, 고난의 길을 걷게 된다. 하지만 다시 일광토건 전무로 자리를 옮겨 그간 쌓아온 영업능력을 십분 발휘했다.
잠자는 시간을 쪼개가며 새벽 4시에도 현장으로 달려가는 등 7년간 열정을 쏟은 결과 시공능력 1억원이던 회사를 시공 순위 10위권으로 성장시켜 1987년 일광토건 대표 자리까지 올랐다.
하지만 회사는 친인척을 고위직에 임명했고 정 회장은 1993년 은산토건을 창업하기에 이르렀다. 정 회장은 은산토건을 사회간접자본 시설 준공에 특화된 건설업체로 성장시켰다.
회사가 고속 성장세를 타자 5개 계열사를 만들어 기술·영업을 상호보완하고 경쟁력을 높여나갔다. 인수합병으로 기업 규모를 키웠고 금융업에도 손을 댔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5년 12월 31일 기준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은산토건은 2001년 ‘다모아종합개발’에 이어 2008년 ‘이에스캐피탈’을 흡수 합병했다.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아 매입한 ‘인사동 쌈지길’은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2009년 4월 계열사인 인사사랑이 사들여 리모델링을 거쳐 매각했다.
업계에 따르면 2011년 10월 캡스톤자산운용이 약 550억원에 쌈지길을 매입, 인사사랑은 2배 이상의 차익을 남겼다. 2년 후에는 은행 차입 없이 대전의 한 호텔을 550억원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정 회장은 은산토건의 지분 51.99%(15만1191주)를 보유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에스크리에이터즈(투자·컨설팅) 3.95%, 이에스산업(건설) 100%, 이에스개발(건설) 82.93% 를 각각 보유했다.
이에스인베스터(투자)와 인사사랑(부동산임대)은 이에스크리에이터즈가 지분 100%를 보유했다. 지난해 기준 은산그룹 6개 계열사의 매출액은 총 586억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은산토건은 ▲2013년 매출액 476억원, 영업이익 52억원, 당기순이익 29억원 ▲2014년 매출액 311억원, 영업손실 17억원, 당기순이익 25억원 ▲2015년 매출액 185억원, 영업이익 8억원, 당기순이익 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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