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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 해병 채 상병 사건을 둘러싼 특검 수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정조준하며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핵심 고리였던 ‘VIP 격노설’에 대해 대통령실 회의 참석자가 처음으로 직접 목격 진술을 내놓으면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외압 혐의 규명 가능성도 높아졌다. ‘VIP 격노설’이 공식 진술로 처음 확인된 만큼, 특검 수사는 이르면 이번 주 윤 전 대통령 대면 조사와 함께 정점을 향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은 11일, 순직해병 특검의 피의자 조사에서 “2023년 7월 31일 대통령 주재 안보실 회의 말미에 윤 전 대통령이 순직 해병 사건과 관련된 문건을 전달받고 언성을 높이며 화를 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당시 임기훈 국방비서관이 한 장짜리 자료를 전달했고, 그 직후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구체적인 정황까지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차장의 이번 진술은 이른바 ‘VIP 격노설’을 처음으로 공식 확인한 회의 참석자 진술로, 특검 수사에 결정적 전기가 될 전망이다. 그는 그간 국회 운영위원회 등 공개석상에서 “윤 전 대통령이 회의에서 화낸 적 없다”며 일관되게 부인해 왔다.
윤 전 대통령은 해당 회의 직후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을 통해 사건을 경찰에 이첩하지 못하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대통령실이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정황이 특검 수사 대상이 되어 왔다.
특검팀은 김 전 차장의 진술을 토대로 윤 전 대통령이 문건 보고 후 누구와 통화했고,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이미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윤 전 대통령의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도 진행 중이다. 특히 대통령실에서 이종섭 전 장관에게 연락한 것으로 알려진 ‘02-800-7070’ 번호와의 통화 내역도 주요 증거로 검토되고 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지난 10일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한 데 이어, 14일 오후 출석하라는 대면 조사 통보를 보낸 상태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은 앞선 첫 조사 통보에도 불응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건강엔 이상 없다”며, 추가 불응 시 강제 구인 절차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김태효의 진술은 단순한 분위기 전달이 아닌, 대통령의 직접적 감정 반응을 회의 현장에서 목격했다는 핵심 증언”이라며 “이 진술이 다른 회의 참석자 진술과 일치하는지, 이후 지시 흐름과 연결되는지를 밝히는 것이 관건”이라고 전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정무적 분노가 있었더라도 수사 외압으로 연결되는 건 무리”라는 취지의 법리 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전 차장은 특검 조사에서 “격노 이후 통화 장면은 직접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으며, 이종섭 전 장관이 대통령실과 통화한 정황에 대해서도 “모르겠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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