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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유세 도중 총격을 당한 지 만1년을 맞았다. 트럼프는 12일 밤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사건 조사 결과에 “만족한다”면서도 “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트럼프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연방 상원의원(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등이 최근 인터뷰에서 그가 1년 전 사건에서 “하나님이 자신을 구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지층 사이에선 일찍부터 공유돼 온 이야기다.
작년 7월13일 오후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의 버틀러 유세에서 연설 중 트럼프는 20세 남성 토머스 매튜 크룩스가 쏜 총탄에 오른쪽 귀 윗부분을 다쳤다. 범인의 8발 중 일부 및 그 대응 사격 와중에 일반 시민 피해자(1명 사망, 2명 중상)를 냈다. 특히 사망한 버팔로 타운십 소방서 전 서장 코리 콤퍼레이터(50)는 2명의 딸 등 가족을 엄호한 자세를 취하다 머리에 총격을 입었다. 그의 1주기엔 현지 주민이 1000명 넘게 참여한 자발적 바이크 추모 행진과 음악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콤퍼레이터 부인은 여전히 “고통스럽다”며 비밀경호국 부실 대응을 비판했다.
1년 전 그날 트럼프가 경호 요원들 부축을 받고 현장을 떠나면서 외친 “파이트 파이트 파이트”(싸우자)와 그 장면이 마침 상공에 뜬 성조기와 절묘하게 한 컷에 담긴 사진이 가세해 대선판을 흔든 것도 재거론됐다. 트럼프를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추대하는 전당대회(위스콘신주 밀워키) 개막 이틀 전 발생한 이 사건이 판도에 영향을 줬다는 게 공통된 평가다. 귀에 거즈를 붙인 채 전당대회에 등장한 트럼프가 ‘불사조’ 이미지를 각인시키며 공화당 지지층 결속을 이끌어냈다.
일론 머스크 역시 이때 확실히 입장을 정한 듯한 태도를 보였다. 전당대회 당일까지 비밀로 붙여진 러닝메이트(부통령)을 강성 트럼프주의자인 JD밴스로 낙점하도록 자신감을 준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다. 당초 중도표 부동층 유인에 유리할 인물이 거론됐었다. 공화당 전당대회 후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지자 총격 사건 일주일 후 대선 후보직 사퇴 및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선언으로 이어졌다.
범인이 현장 사살된 가운데 연방수사국(FBI) 등에선 이란 배후설에 주목하며 수사를 벌였으나 보고된 결과는 없었다. 다만 비밀경호국의 부실 대응엔 비판이 쏟아졌다. 범인 크룩스가 유세장 인근 건물 지붕에 있다는 것을 알았고 시민들 신고도 있었으나 손을 쓰지 않았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임명된 킴벌리 치틀 비밀경호국 국장이 사퇴를 거부하다 물러났으며 현장에 있던 직원 6명의 경우 10∼42일 무급정직 처분을 받았다. 비밀경호국은 통신 등 기술적 영역의 문제와 요원들 실수가 작용했다면서 ‘경호 실패’를 인정했으며 ‘항공 감시’ 전담 부서 설립 등 재발방지책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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