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땅 지키기’ 나선 트럼프… 中·이란 등 6개국 국민 농지보유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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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농림부, 안보 위협 명분… 中 지분 기업들 반발
중국인 농지 30만 에이커… 돼지농장도 수백 개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09 17:02:27

▲ 브룩 롤린스 미국 농림부 장관이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를 열어 외국 위협으로부터 미국 농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포함한 ‘우려국가’ 국민의 농지 구입을 막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른바 우려국가란 중국·쿠바·이란·북한·러시아·베네수엘라(마두로 정권) 등 6개국이며 이들 모두 국무부 또는 상무부 지정 ‘적성국 목록’에 포함돼 있다. 브룩 롤린스 미 농림부 장관이 이날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들 우려국가 국민의 미국 내 농지 구입을 금지하기 위해 연방 정부 차원에서 각 주(州) 의회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이날 롤린스 장관은 미국의 농장들이 “범죄자들과 정적들, 적대적인 정권으로부터 초래된 위협 �틔� 놓여 있다”며 “우리는 외국 적들이 우리 땅을 통제하도록 결코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차원에서 중국인 구매자들 소유의 토지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며 구매를 철회하게 할 방안까지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농림부의 ‘미 농장안보계획’ 발표를 위한 이날 회견에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과 팸 본디 법무부 장관 등도 참석해 발언했다.

WSJ에 따르면 연방의원들과 주의원들은 다년간 중국 등 일부 국가들이 미국 농지를 이용해 스파이 행위를 하거나 미국의 식품 공급망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지 모른다고 경고해 왔다. 작년 노스다코타주의 그랜드포크스시가 공군기지 인근에 중국인이 옥수수 가공 공장 건설에 나서자 국가안보 위협 가능성을 들어 공사를 중단시켰다. 최근 공군기지를 비롯해 주요 군사시설 주변 농지를 중국인 내지 중국계 법인 등이 대거 구입해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2013년 중국의 한 농업 회사가 미 식품 대기업 몬산토의 시험 재배지에서 옥수수 씨앗을 훔치려다 발각된 사례도 유명하다.

농지 소유주는 대부분 기업이며 중국인 소유 유명 기업들이 많다. 미국 내 수백개의 돼지 사육농장을 둔 스미스필드의 경우 중국 돼지고기 기업 WH그룹이 지분의 과반을 가졌다. 미 최대 살충제 업체인 신젠타는 중국 국영 중국화공그룹(켐차이나)의 자회사다. 미국에 투자해 일자리 창출을 했건만 결국 땅을 상당 부분 처분해야 했다며 이들 기업이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또 “중국인 투자의 정치화가 미국 시장에 대한 국제사회 신뢰를 훼손한다”는 게 주미 중국대사관 관계자의 반박이었다.

미국 내 외국인 보유 농지는 약 4500만 에이커(약 18만2000㎢)로 사유지의 약 3.5%에 달한다(2023년 기준). 특히 중국인 소유 법인이 가진 미국내 농지는 약 30만 에이커(약 1214㎢)로 로스앤젤레스(LA)시 면적에 가까운 규모라고 WSJ가 짚었다. 26개 주가 법률을 통해 농지 취득에 대한 공시 의무 강화 및 외국 적성국 인물·기업 금지 조항을 도입한 상태다. 아이오와·노스다코타·버지니아·미시간 등은 군사 기지 인근 땅에 대해 더 강경한 제한 조치를 시행 중이라고 한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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