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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남선생’이라는 별명으로 각종 요리 프로그램에서 활약하고 있는 배우 류수영(본명 어남선)이 자체 개발한 79가지 레시피를 엮은 요리책 ‘류수영의 평생 레시피’(세미콜론)를 출간했다.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레시피를 만들면 배우보다 쓸모 있는 일을 한다는 기분이 들어요.”
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류수영은 26년 차 배우가 아닌 요리연구가로서 자부심을 드러냈다.
요리연구가는 단순한 부캐(부캐릭터)가 그의 ‘찐 정체성’이다. 배우가 되기에 앞서 그는 1998년 SBS 요리 프로그램 ‘최고의 밥상’에서 어남선이라는 본명으로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이후 KBS 예능 프로그램 ‘편스토랑’에서 요리 실력을 뽐내며 요리연구가 어남선생으로 기억되었고 작년에는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의 초청으로 한식 요리 강연을 펼쳤다.
기자간담회에서 류수영은 “요리는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고, 절대로 대충 할 수 없는 일이다. 요리는 삶을 되돌아보게 해 준다. 요리는 사회생활에 찌든 나를 깨끗하게 만들어준다. 속상할 때 빵을 산더미처럼 만들어서 쌓아놓으면 명상할 때와 같은 희열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류수영은 이번 책에서 대중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레시피 개발에 집중했다. 특히 하루에 한 끼는 밥과 국을 먹어야 마음이 편한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후 집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집밥 위주로 소개하고 있다.
또 △된장찌개에 식초를 넣으면 감칠맛은 올라가고 잡내는 날아간다 △당근 기름으로 모든 재료를 볶아 김밥을 만들면 풍미가 배가된다 △원 팬 파스타는 맛과 분위기는 레스토랑인데 설거지 걱정까지 없다 △미역국에 사과를 넣으면 새로운 맛의 세계가 열린다 등 어남선생만의 요리 팁도 전수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말에 류수영은 한국인이 밥솥에 항상 있는 쌀밥과 함께 먹을 수 있는 간편한 반찬 위주로 새로운 요리책을 쓸 생각이라고 밝혔다.
“제대로 된 반찬이 없어서 밥솥에 있는 밥을 제때 먹지 못하고 버리는 경우가 많다. 제철에 맞는 반찬을 만드는 방법으로 다음 책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외국인에게 유용한 요리책을 만들 생각도 갖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 촬영차 미국과 스페인·페루 등에서 현지인을 상대로 요리를 해봤더니 현지화된 한식 레시피가 세계적으로 충분히 통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또 휴 잭맨과 라이언 레이놀즈가 방한했을 때 직접 돼지갈비찜을 만들어주니 너무 좋아하더라. 서양에도 ‘폭찹’이라는 돼지갈비 요리가 있지만 케첩과 마늘을 넣어 만든 한식 돼지갈비 요리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한식이 좀 더 세계화되기 위해선 다양한 문화권의 음식과 접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류수영은 “현지 음식과 섞이지 않은 음식은 결국 사멸하고 만다. 해외에서 한식이 살아남으려면 현지 음식 문화와 더 많이 섞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에 소개한 79가지 요리 중 가장 추천하고 싶은 요리로는 아버지와 술을 마실 때마다 안주로 먹었던 동파육을 꼽았다. 돼지고기와 파 한 단으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고 한국의 술 소주와도 궁합이 잘 맞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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