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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전월세 계약 갱신 비중이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셋값 인상을 막기 위한 계약갱신요구권 사용도 급증했지만 임대료 이중가격과 전세 매물 부족 등 부작용이 심화되고 있다. 갱신권이 임차인 보호 수단인 동시에 시장 왜곡을 키우는 양면성을 드러내고 있다.
22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 아파트 전월세 갱신 계약 비중은 44.5%로 2022년 3분기(45.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전세의 갱신계약은 48.8%, 월세는 38.4%로 모두 신고제 도입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갱신계약이 늘어난 배경에는 전셋값 급등과 월세 전환 가속화가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023년 중반부터 19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왔다. 올해 5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41만5000원으로 역대 최고를 찍었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신규 계약보다 기존 집에서 5% 이내 인상률로 거주할 수 있는 갱신 계약이 유리해진 셈이다.
계약갱신요구권은 임차인이 계약 만료 6개월~2개월 전에 계약 연장을 요청하면 임대인은 특별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할 수 없는 제도다. 2년 계약이 자동으로 2년 연장되고 임대료 인상률은 최대 5%로 제한된다. 2020년 7월 ‘임대차2법’으로 도입된 이 제도는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목적으로 설계됐다.
시장에서는 부작용도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갱신권을 사용한 임차인은 평균 4.3%의 보증금 인상률을 기록했지만 갱신권 없이 재계약한 임차인은 평균 10% 가까이 인상됐다. 같은 단지 내에서도 전셋값 격차가 벌어지는 ‘이중가격’ 현상이 고착되고 있다.
또한 갱신권 사용이 늘수록 신규 전세 매물이 줄어들고 신규 계약 시 임대인이 보증금을 한꺼번에 올리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시장 전체의 가격 변동성이 커지는 부작용도 나타난다.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갈등이 늘고 계약 분쟁도 증가 추세다.
전문가들은 전월세 가격 불안정과 매물 감소가 지속된다면 갱신권 사용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본다.
한 공인중개사는 “세입자 입장에서는 최소 4년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수단이지만 시장의 왜곡 현상도 심각해지고 있다”며 “입주 물량 감소와 같은 구조적 문제를 함께 해결하지 않으면 갱신권 제도는 갈등의 뇌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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