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들의 귀환(The Kings Are Back)’. 6월 중 방탄소년단(BTS)이 전원 제대, 완전체를 이룬다.
2년 전부터 BTS 멤버들이 차례로 군 입대를 하는 것을 보고 많은 젊은이가 이들을 본받게 될 것이라 여겼다. 하늘 높은 인기에도 땅만큼 낮은 겸손의 모드로 기꺼이 군 복무를 택한 BTS 멤버 전원에 대해 전 국민이 흐뭇해 한다.
모두 알다시피 BTS는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정국이 육군 5사단에서 취사병을 맡아 체중이 늘어난 것을 고백하면서 “지민은 우리 부대 에이스 군인”이라고 하자, 지민은 “정국이 만들어 준 봉지 밥도 매우 맛있었다”며 고마워했다는 보도가 있다 (6.15일자 일본 일간 스포츠).
우리 언론 중엔 이렇게 BTS의 군 생활을 시시콜콜 보도한 예가 없다. ‘BTS 제대‘ 로 검색하면 구글 한글 뉴스는 300건, 야후 재팬 일본어 뉴스는 330건이다. 심지어 탈레반도 BTS를 안다면서 자기네 여자 아이들이 많이 좋아한다니 말 다했다. 특히 “오늘 밤 날 가져” 같은 선정적 가사에 질린 미국 학부모들은 “스스로를 사랑하고 네 자신의 목소리를 내 달라”는 BTS 메시지에 열광한다.
BTS의 군 복무 데자뷰. 록앤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 그도 1958년 미 육군에 징집되었다. 엘비스는 슈퍼 스타임에도 엔터테인먼트 부대를 택하는 대신 1기갑 사단 소속 병사로 독일에서 18개월간 복무했다. 당시 수만 명의 여성 팬들이 독일까지 따라갔다. 시끄러운 록큰롤 음악과 야한 몸놀림을 질색하던 미국 기성세대도 엘비스를 ‘건실한 애국청년‘으로 끌어안았다. 많은 청소년이 엘비스를 따라 입대했다. 엘비스는 1960년 민간 복귀 시 계속 히트곡을 내고 영화에도 출연하는 등 인기를 이어 갔다. BTS도 엘비스처럼 ‘군백기’가 ‘공백기’가 아닐 것을 꽉 믿는다.
BTS 제대를 보고 엊그제 군대 간 것 같은데 벌써 제대라니 세월의 빠름을 느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작 BTS 멤버들은 여느 병사들처럼 국방부 시계는 거꾸로 매달아도 간다며 제대 날짜를 카운팅하며 하루를 3년같이 지냈을 것이다. 사실 18개월은 무기 등 제반 장비 운용을 숙지하고 전투 능력을 제대로 갖춘 병사를 키워 내기에는 짧은 기간이라고 군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북한군 복무 기간은 10년으로 극명하게 대비가 된다.
군 복무기간은 복지와 같이 한번 줄여 놓으면 다시 연장하기는 힘들다. 게다가 출생률 저하로 병력은 더 줄어들기 때문에 문제다. 현행 18개월의 복무기간 동안 장병들이 무기 운용 숙달 및 전투 능력 배양에 전념할 수 있도록 보초 경계 업무를 장·노년층의 자원 입대로 대신할 수도 있지 않겠나 싶다. 주한미군 기지 초병 업무는 전문용역 업체가 맡아 왔다.
그리고 무엇보다 BTS로부터 청춘을 위로받은 전 세계 ARMY 공식 팬클럽 규모가 1800만 명이고 유튜브 채널인 ‘BANGTAN TV’의 구독자 수는 약 3600만 명으로 엄청나다. 게다가 BTS가 데뷔한 지 올해 12년째가 되고 앞으로도 활동을 지속한다면 팬덤은 더 확장될 것이다. 이들은 BTS의 대한민국을 친근하게 느낄 것이다. 이들은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남북한 통일 문제가 논의될 때 대한민국 주도의 통일을 적극적으로 지지할 그룹이다.
이 외에 북한에도 BTS 팬들이 있다. 몇 년 전 북한 공군 및 반항공군사령부 소속 군인 3명이 BTS 춤을 추다가 군 보위국에 체포됐고, 9군단 경비 중대 1소대장이 오락회에서 BTS 춤을 췄다가 체포됐다. 군 보위국은 어떻게 BTS 춤인 줄 알아보고 적발해 냈는지 신기하다. 여하튼 북한 내에도 BTS를 따라 춤추는 청년들이 상당수 있으니 이들 역시 BTS의 남조선이 통일의 주역이 되는 것에 적극 찬동할 수 있다.
문자 그대로 ‘왕들(The Kings)의 귀환’이 여러모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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