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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 자사의 폐렴구균 백신 스카이뉴모에 대해 제기된 특허 논란에 최종 승소하면서 국내 백신 산업의 자율성과 시장 진입 가능성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이번 판결은 글로벌 제약사의 특허를 무기로 한 시장 봉쇄 전략에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9일 제약사와 법원에 따르면 다국적제약사 화이자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무역위원회가 SK바이오사이언스에 내린 제재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고은설)는 5일 SK바이오사이언스가 무역위원회를 상대로 “불공정 무역 행위 판정 등을 취소해 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는 지난달 대법원이 화이자와의 특허 소송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 측의 손을 들어준 데 이은 두 번째 승소다. 1심에서는 화이자의 손을 들어줬지만 항소심과 상고심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연구 목적 수출은 특허 침해가 아니다’는 주장을 받아들였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6년 국내 최초로 13가 폐렴구균 백신에 대해 식약처 품목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화이자는 자사 백신 ‘프리베나13’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2018년 법원의 화해 권고에 따라 SK는 2027년까지 해당 백신의 국내 생산·판매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SK바이오사이언스는 러시아 제약사에 연구목적에 기술이전 형식으로 원액 성분인 ‘단백접합체’를 수출했고 이에 화이자는 다시 특허 위반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무역위는 화이자 측 주장을 받아들여 과징금 1500만원과 시정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법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행위가 특허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특히 이번 행정소송에서는 대법원의 특허 소송 판결을 전제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연구시험용 원료를 공급한 것이 특허권자의 독점권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봤다.
SK바이어사이언스는 이번 판결로 스카이뉴모의 해외 수출 가능성을 다시 확보하게 됐고 사노피와 공동개발 중인 21가 폐렴구균 백신의 글로벌 진출에도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최근 모더나 mRNA 백신 특허 소송에서도 SK바이오사이언스가 승소하면서 다국적 기업과의 특허 분쟁에서 국내 기업이 법적·기술적으로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가 된 프리베나13의 특허는 유럽·미국·중국 등 주요 국가에서 이미 무효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유럽 특허법원(EPO)은 2014년 미국 특허심판항소위원회(PTAB)는 2019년 “기술 독창성이 불충분하다”며 특허 등록을 취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자국 제품 보호를 위해 특허 소송을 전략적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며 “기술력이 있어도 법제도의 허점으로 시장 진입이 막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백신과 같은 고난도 바이오 기술에 대해서는 특허 심사체계의 전문성을 높이고 산업 보호 관점의 방어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바이오 백신은 접합 기술, 배양법, 항원 설계 등 복합 기술이 집약된 영역으로 단일 특허 하나로도 전체 생산체계가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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