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Talk] 여성 부담 가중 핑크택스, 차별인가 마케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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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14 01:03:52

‘핑크택스’는 동일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여성 소비자가 남성보다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현상을 지칭하는 용어다. 여성의 상징색인 ‘핑크’와 세금을 뜻하는 ‘택스’의 합성어로, 실제 세금이 아닌 가격 정책에서 발생하는 간접적 비용을 의미한다.

이 개념은 1990년대부터 언급됐지만, 2015년 미국 뉴욕시 소비자보호국(DCA)의 보고서를 통해 본격적인 사회적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제품은 평균적으로 남성 제품보다 7%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핑크택스의 구조는 소비시장에서 성별을 기준으로 한 가격 차별과 연관된다. 소비자 수요가 세분화되면서 기업은 남성과 여성용 제품을 구분해 특화된 마케팅을 펼쳐 왔고, 이 과정에서 여성 소비자에게 더 높은 가격이 적용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와 소득 수준이 증가하면서 여성은 주요 소비 주체로 부상했지만 여전히 여성용 제품에는 ‘프리미엄’이라는 명목으로 추가 비용이 붙는 경우가 많다. 같은 면도기나 의류라도 여성용 제품에는 가격이 더 높게 책정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러한 가격 정책은 제품의 기능적 차이나 원가로 설명되기 어려운 경우도 많아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성별을 기준으로 한 차별적 가격’이라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특히 여성 전용이라는 마케팅 요소가 가격 인상의 도구로 활용될 경우, 이는 단순한 시장 전략을 넘어 구조적 문제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에서는 핑크택스를 직접적으로 규제하거나 금지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다. 소비자기본법이나 양성평등기본법 등 관련 법령은 존재하지만 성별을 기준으로 한 소비재 가격 차별을 명확히 다루는 조항은 없다. 이로 인해 제품 가격이 합리적 근거 없이 결정되더라도 법적 시정이나 제재가 어려운 실정이다.

핑크택스는 소비자의 자율적 선택이라는 차원을 넘어서, 일상 속 성차별 구조가 소비 시장에서도 재현되는 사례로 해석될 수 있다. 성별에 따라 차등 가격을 부과하는 관행에 대해 제도적 검토와 개선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는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차별 구조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연결된 사안이다.

이유경 기자 leey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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