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슈는 유전자치료제 엘레비디스(ELEVIDYS, Delandistrogene moxeparvovec)의 비보행 듀시엔형 근이영양증(DMD) 환자에 대한 임상 및 상업적 투약을 전면 중단했다. 사망사례가 발생하면서 위험 대비 편익이 낮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로슈는 15일 엘레비디스를 투약받은 비보행 환자에게서 급성 간부전(acute liver failure, ALF)으로 인한 사망이 두 차례 발생함에 따라 임상 및 상업적 투약을 즉각 중단한다고 밝혔다. 단 보행이 가능한 환자에 대한 투약은 그대로 유지되고, 관련 치료지침에도 변화는 없다.
엘레비디스는 듀센 근이영양증 치료를 위한 최초의 유전자치료제로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벡터를 이용해 환자에게 부족한 디스트로핀 단백질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번 사망사례는 AAV 기반 치료제에서 드물게 발생할 수 있는 간 독성 위험과 관련된 것으로 분석됐다.
회사 측은 이번 결정이 글로벌 임상 및 상업적 공급 중단까지 포함한 조치로, 유럽에서는 임상시험 3건(ENVOL, ENVISION, Study 104)에 대해 이미 중단 조치를 받은 상태다. 미국 및 기타 지역에서도 즉각적으로 비보행 환자 투약이 중단된다.
현재까지 엘레비디스를 투약받은 비보행 환자는 전 세계 약 140명 수준이며, 이 중 두 명의 환자가 ALF로 사망했다. 로슈는 원개발사인 사렙타(Sarepta)와 함께 관련 임상을 공동으로 진행 중이며, ENVOL 임상은 로슈가, 나머지 임상은 사렙타가 각각 담당하고 있다.
엘레비디스는 현재까지 23년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이래 일본, 브라질, 이스라엘,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UAE 등 총 10개국에서 허가받은 상태이며, 로슈는 미국 이외 지역에서 상업화를 담당하고 있다.
로슈의 글로벌 제품개발 책임자 레비 개러웨이(Levi Garraway)는 "환자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비보행 환자에 대한 엘레비디스 투약은 더 이상 권고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듀센 근이영양증은 디스트로핀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근육단백질 생성이 불가능해지는 질환으로, 보통 어린 시절부터 진행되며 대부분의 환자가 20대 후반 이전 사망에 이르는 희귀 난치성 유전질환이다.
유전자치료제의 상업적 성공사례가 흔치 않은 상황에서 척수성 근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SMA)환자를 위한 노바티스의 졸겐스마(Zolgensma)에 이은 두번째 블럭버스터 유전자치료제 가능성을 높여왔던 엘레비디스가 부작용에 따른 사망 사건이라는 암초를 만나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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