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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항암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잇따라 획득하며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항체 기반 면역항암제도 임상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K-항암제’ 시대의 서막이 열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 LG화학 HLB 등 국내 제약사들이 미국 FDA 허가받은 항암 신약을 확보하거나 승인 재도전에 나서며 글로벌 무대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유한양행의 경우 자회사 이뮨온시아를 통해 항체 기반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도 확대 중이다.
유한양행은 비소세포폐암 치료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개발해 2018년 미국 제약사 얀센 바이오테크에 기술이전했다. 렉라자는 올해 FDA 승인받아 얀센의 리브리반트와 병용 요법으로 미국 시장에서 본격 판매에 돌입했다.
렉라자는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변이로 인해 암세포가 성장하는 경로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3세대 경구 항암제로 기존 화학항암제나 1·2세대 표적항암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차세대 치료제로 평가받는다. 유한양행은 기술이전 계약에 따라 마일스톤 달성 시 1500만 달러(약 207억원)를 수령 할 예정이다.
LG화학은 미국 바이오벤처 아베오를 인수하며 신장암 치료제 ‘포티브다(FOTIVDA)’를 확보했다. 포티브다는 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VEGF) 수용체를 차단해 암세포로 향하는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2021년 FDA로부터 3차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직접 판매되고 있으며 기존 VEGF 저해제 대비 내약성이 높고 부작용이 적다는 평가를 받는다.
HLB는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을 병용요법으로하는 간암 치료제에 대해 미국 FDA의 승인을 신청했다. 그러나 두 차례 연속 승인에 실패했다.
리보세라닙은 암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신생혈관의 생성을 억제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기전의 약물로, 면역항암제인 캄렐리주맙과의 병용요법을 통해 간암은 물론 위암·대장암·난소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 활용할 수 있어 잠재성이 큰 항암 신약으로 꼽힌다.
이달 말부터 FDA가 인공지능(AI) 기반 심사 시스템을 전면 도입할 예정인 가운데 향후 리보세라닙 허가 절차에 속도가 붙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항체 기반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인 유한양행 자회사 이뮨온시아도 주목받고 있다. 대표 파이프라인은 CD47 타깃 항체치료제 ‘IMC-002’와 PD-L1 억제제 ‘IMC-001’이다.
IMC-002는 암세포 신호를 차단해 식세포의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항체치료제로 현재 간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렌바티닙과의 병용 임상 1b상을 진행 중이다. 초기 데이터에서는 ORR 30%, 질병통제률(DCR) 80%를 기록했으며 CD47 고발현 환자군에서는 ORR이 60%에 달했다.
IMC-002는 면역 회피 신호인 CD47을 타깃해 암세포 제거를 유도하는 면역기전 약물로 2021년 중국 3D메디슨에 총 4억7000만 달러 규모로 기술 이전된 바 있다. 이뮨온시아는 지난달 코스닥에 상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글로벌 항암 시장에서 국산 신약은 기술이전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지만최근에는 직접 판매 병용요법 승인 항체 신약 등 실질적인 진출 사례가 늘고 있다”며 “K-항암제의 시대를 알리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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