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한미군 4500명 감축설’ 관련 과거 한미연합군사령부에서 오랜 근무 경력이 있는 군 소식통은 23일 “미군의 전 세계 재배치 계획에 따른 검토 차원으로, 한미동맹 약화나 주한미군 철수와는 무관하다”고 진단했다. 이는 정치적인 해석보다는 미국의 변화된 동북아시아 전략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이날 익명을 요구한 한미동맹 관련 실무에 정통한 군 소식통은 스카이데일리와 통화에서 “과거 한반도 방위가 주 목적이었던 주한미군 기지, 특히 평택 기지는 이제 동북아시아 방위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전략 목표가 변경됐다”며 “이는 중국 견제를 위한 대만 방위 및 필리핀 등 동북아시아 전 지역으로의 신속한 출동을 염두에 둔 변화로, 평택 기지 건설 당시부터 제기되던 우려 사항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을 대비하고 대만 방위와 필리핀 등 문제가 생기면 그쪽으로도 출동하는 전략 기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한하는 것으로 미군이 북한군 대비에서 기동 전력군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시사했다.
‘감축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배치 전략과 맞물려 있으며, 한국뿐 아니라 유럽 등 전 세계 미군 재배치 개념의 일환으로 해석된다는 것으로 주한미군 감축은 다른 중동 지역이나 나토 기지 등으로의 배치 전환을 위한 검토 단계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이번 사안을 “기본적인 미군 전 세계 재배치 개념에서 하고 있는 그 계획에 따라서 검토하는 것”이라며 “주한미군 철수와는 관련 없고, 재배치 계획에 따라 밟는 수순인데 저항 없이 움직이도록 미리 흘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보병은 줄이고 전략 자산 위주로 한다는 얘기는 예전부터 있었다”며 “보병 감축을 통해 마치 큰 임팩트를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보병의 역할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오래전부터 미군은 보병은 줄이고 전략 자산 위주로 군 구조를 개편해왔다”며 “한반도에 직접 주둔하지 않아도 오키나와 등 인근 기지에서 1시간 내에 출동 가능한 공군 등 전략 공군과 대부분의 지원 전력은 일본 기지에 위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보병은 지속적으로 줄여나가는 중이며, 화력 자산만 일단 일부 최전방에 남겨두고 생존성 보장 차원에서 평택 기지로 이전한 상태”라며 “검토 단계인데 벌써 흘렸다는 것은 고도의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또한 “다양한 반응을 보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감축설이 ‘검토’ 단계에서 언론(WSJ)에 흘러나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미 정부가 2만8500명 중 16%라는 특정 숫자를 제시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반응을 살피고, 향후 전략 구상에 반영하려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담겨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미 국방부 대변인이 해당 보도에 대해 ‘발표할 내용이 없다’며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는 ‘NCND(Neither Confirm Nor Deny)’ 입장을 취한 것도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싣는다. 이날 한국 국방부는 감축설 관련 “한미 간 공식적으로 논의된 바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며,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했다.

한편, 안보가 일각에서도 이번 주한미군 감축설은 한반도 내 미군 운용의 변화와 함께 미국의 전 세계적인 군사 전략 재편의 맥락에서 이해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 감축설이 단순히 한미동맹 약화가 아닌, 미국의 변화하는 전략적 요구에 따른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것이다.
또다른 외교 안보 관련 군 소식통도 “감축설은 최근 트럼프행정부 2기 들어 본격화한 미군의 ‘원 시어터(One Theater)’ 구상과 연계된 인도·태평양 지역 전략 재편의 일환일 것”이라며 “이는 주한미군이 한반도 방위라는 전통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더욱 광범위한 지역 안보 허브로 변모하는 과정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었다.
‘원 시어터’ 구상은 미 인도-태평양 사령부(INDOPACOM)의 지휘 아래 역내 미군 전력을 통합적으로 운용하려는 개념으로 중국의 부상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전략적 중요성 증대에 따라 미군이 보다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전력을 배치하고 운용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
과거 한반도 방위가 주 목적이었던 평택 미군 기지는 이미 건설 단계부터 동북아시아 방위의 허브 역할을 염두에 두었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에 대한 대비를 넘어, 대만해협이나 필리핀 등 동북아시아 전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협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기동 전력군으로서의 변화를 의미한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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